세상은 생각보다 허술하게 돌아간다

이광기
진행중
2025. APR. 22 – 2025.MAY. 02

오케이앤피는 미디어아트 페스티발 ‘루프랩 부산’(Loop Lab Busan) 기간에 맞춰 이광기 작가를 초대해 <세상은 생각보다 허술하게 돌아간다>를 오는 4월 22일부터 5월 2일까지 약 10여일간 개최한다.

이광기(1971~)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는 작가이다. 작가는 동아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 영상, 설치 등 미디어아트 영역에서 계속해서 활동을 해왔지만, 미디어아트 환경이 미비한 부산에서는 이렇다 할 인정을 받지 못했다. 하지만 그의 나이 만 37세에 당시에는 영향력이 상당했던 공모전인 ‘중앙미술대전’에 ‘대상’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미술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, 이후 송은미술대상 등에도 이름을 올리며 작가로서 입지를 다져갔다. 이 전시는 이제 50대 중반을 바라보는 이광기 작가의 작품세계를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되짚어보는 전시이다.

이번 전시에는 중앙미술대전 대상작인 <인식_버릇없는 쇳덩이들>(2008)을 비롯하여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작 <세상은 생각보다 허술하게 돌아간다>(2009) 등이 출품된다. 이 작품들은 미디어아티스트 이광기를 알린 작품들임과 동시에 그가 어떤 위치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. 화려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에 비해 다소 초라해보이는 외형을 가진 이 작품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미디어아트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. 이광기는 아트센터나비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작품을 ‘활어차’에 비유해 ‘날 것’이라 소개한 바 있다. 작가는 화려한 이미지 사회 속에서 시각예술가가 취해야 하는 태도는 그 길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넌지시 전한다. 또한 이번 전시에는 네온사인과 전광판을 이용한 시리즈도 대거 선보인다. 특히 시민과 정부의 항의로 두 차례 철거되었던 <쓰레기는 되지 말자>(2019)는 다시 한 번 공개되어, 예술과 검열, 공공성과 개인적 표현의 경계를 돌아보게 한다. 사회에 대한 도발적인 문안들을 네온과 전광판으로 기록해온 그는 이번 전시를 말미암아 이 활동들이 무엇이었는지 총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다.

이 외에도 감시카메라를 활용해 관람자의 모습을 실시간 촬영하는 신작 <>(2025) 등 다양한 작업들도 선보일 예정이다. 이광기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기반의 미디어아티스트가 세계로 나아가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. 기술적 세련미를 넘어서, 동시대 사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미디어아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이 전시에서 만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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